인터넷에서 차용증 양식을 내려받으셨을 겁니다. 빈칸도 어렵지 않게 채우셨을 거고요. 그런데 그렇게 만든 차용증이 나중에 대여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느 칸을 어떻게 채웠는지, 그리고 종이 밖에서 무엇을 남겼는지에서 갈립니다.
이 글 한눈에 보기
- 이자율 칸에 0%를 적어도 되는 금액이 있습니다 (2억 1,739만 원까지)
- 만기에 한꺼번에 갚는다고 적으면 형식적인 차용으로 볼 수 있습니다
- 차용증보다 중요한 것은 계좌에 남은 이체 기록입니다
차용증 양식에서 사람들이 비워두는 칸
양식은 곳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들어가야 할 항목은 대체로 같습니다.
| 항목 | 무엇을 적나 |
|---|---|
| 채권자·채무자 |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연락처 |
| 차용 금액 | 한글과 숫자를 함께 (예: 금 일억 원整, ₩100,000,000) |
| 이자율 | 연 몇 퍼센트인지. 무이자면 0%라고 명시 |
| 변제기 | 언제까지 갚는지 |
| 상환 방법 | 매달 얼마씩인지, 어느 계좌로 넣는지 |
| 작성일·서명 | 작성한 날짜와 양쪽의 서명 또는 도장 |
이 중에서 사람들이 가장 자주 막히는 칸이 이자율과 상환 방법입니다. 나머지는 채워 넣으면 그만인데 이 둘은 “얼마로 써야 하지?”라는 판단이 필요해서입니다. 아래에서 하나씩 보겠습니다.
이자율 칸, 무이자로 써도 되는 금액이 있습니다
가족끼리 이자를 받는 것이 어색해서 이 칸을 비워두거나 0%로 적으시는 분이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금액에 따라 0%로 적어도 됩니다.
세법에는 적정 이자율이라는 기준이 있습니다. 지금은 연 4.6%입니다. 「법인세법 시행규칙」 제43조 제2항이 정하고 있고, 2026년 7월 1일 시행 기준으로 이 숫자입니다.
그런데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1조의4는 여기에 단서를 붙입니다. 적정 이자로 계산한 금액에서 실제로 받은 이자를 뺀 차액이 연 1,000만 원 미만이면 증여로 보지 않습니다.
계산해 보면 이렇게 됩니다.
1,000만 원 ÷ 4.6% = 2억 1,739만 원
즉 2억 1,739만 원 이하를 빌려주는 경우라면 이자율 칸에 0%를 적어도 이자에 대한 증여세 문제는 생기지 않습니다.
금액이 그보다 크다면, (4.6% − 실제로 받는 이자율) × 원금이 연 1,000만 원을 넘지 않도록 이자율을 정하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3억 원이라면 연 1.3% 정도부터 이 범위 안에 들어옵니다.
다만 여기서 오해가 하나 생깁니다. 이 규정이 면제해 주는 것은 이자에 대한 증여세입니다. 원금 자체를 빌려준 돈으로 인정해 준다는 뜻이 아닙니다. 원금이 대여로 인정되느냐는 완전히 다른 문제이고, 그건 다음 두 섹션에서 갈립니다.
변제기와 상환 방법 칸, 만기 일시상환은 피하는 편이 낫습니다
매달 원금까지 나누어 갚을 여력이 없는 자녀가 많다 보니, 만기를 5년이나 10년 뒤로 잡고 “원금은 만기에 한꺼번에 갚는다”고 적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 형태가 가장 자주 문제가 됩니다. 원금이 몇 년째 한 푼도 줄지 않으면, 서류만 있고 실제로는 갚을 생각이 없는 거래로 볼 여지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상환 방법 칸은 이렇게 채우시는 편이 낫습니다.
- 원금이 실제로 줄어드는 흐름을 만드세요. 매달이든 분기든 일부라도 원금이 상환되는 구조여야 합니다.
- 무이자로 정하셨다면 상환액이 더 중요해집니다. 이자를 안 받는 대신 원금이 꾸준히 들어오는 것이 거래의 실질을 보여주는 유일한 흔적이 됩니다.
- 날짜를 특정하세요. “매달 25일”처럼 못 박아두는 편이 좋습니다. 이유는 다음 섹션에 있습니다.
한 가지 더, 50대 이후에 자녀에게 빌려주시는 경우라면 만기를 지나치게 길게 잡지 않으시는 것을 권합니다. 만기가 오기 전에 상속이 개시되면 남은 채권이 상속재산에 포함되어 계산이 복잡해집니다. 상환이 끝나는 시점을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 두시는 편이 뒤가 깔끔합니다.
양식에는 없지만 반드시 남겨야 하는 것
여기가 이 글의 핵심입니다. 차용증은 출발점이지 결승점이 아닙니다.
서울신문이 2026년 6월 세테크 연재에서 짚은 실무 지적도 같은 방향이었습니다. 그럴듯한 차용증이 있어도 실제 거래가 은행 기록으로 증명되지 않으면 대여로 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계좌이체로 주고받으세요. 현금으로 건네면 기록이 남지 않습니다. 원금을 빌려줄 때도, 자녀가 갚을 때도 계좌를 거쳐야 합니다.
둘째, 통장 적요에 무슨 돈인지 적으세요. 이체할 때 메모 칸에 “대여금”, “원금 상환”처럼 성격을 적어두시면 됩니다. 10년 뒤에 통장을 꺼내 봤을 때 제3자가 봐도 빌려준 돈이라는 게 읽혀야 합니다.
셋째, 차용증에 적은 날짜를 지키세요. “매달 25일”이라고 써놓고 어느 달은 3일에, 어느 달은 건너뛰면 상환이 아니라 자녀가 가끔 드리는 용돈처럼 보입니다.
가족 간에 돈이 오가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 부분은 가족끼리 계좌이체를 할 때 증여세 기준이 어디까지인지 정리한 글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작성 날짜를 증명하는 방법
차용증에서 마지막으로 남는 문제가 날짜입니다.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그거 지금 급하게 만든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을 수 있어서, 그 날짜에 그 문서가 있었다는 것을 밖에서 확인해 두면 좋습니다.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1. 공증사무소에서 인증받기. 가장 확실하지만 비용이 있고 직접 방문해야 합니다.
2. 우체국 내용증명으로 보내기. 자녀에게 차용증 사본을 내용증명으로 보내면 우체국이 그 내용과 발송 날짜를 기록으로 남기고, 3년간 보관합니다.
인터넷우체국에서도 됩니다. 2026년 8월 9일 기준으로 화면에서 확인한 경로는 이렇습니다.

- 인터넷우체국에 들어갑니다
- 맨 위 우편 메뉴에 마우스를 올립니다
- 증명서비스 항목 아래 내용증명을 누릅니다
요금은 매수와 무게, 배달증명을 붙이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정확한 금액은 접수 단계에서 표시되고, 미리 알고 싶으시면 우편고객센터 1588-1300에 물어보시면 됩니다.
한 가지만 짚어두겠습니다. 내용증명은 그 내용의 문서를 그 날짜에 보냈다는 것을 증명하는 제도이지, 그 내용이 사실이다를 증명해 주는 것이 아닙니다. 날짜 다툼을 줄이는 수단이라고 보시면 정확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이자를 실제로 주고받으면 세금 신고를 해야 하나요?
가족 사이라도 받은 이자는 이자소득에 해당합니다. 원칙적으로는 이자를 지급하는 쪽이 27.5%(소득세 25% + 지방소득세 2.5%)를 떼어 신고하게 되어 있습니다. 다만 금액과 상황에 따라 실무 처리가 달라지는 부분이라, 이자를 주고받기로 정하셨다면 국세상담센터 126에 먼저 확인해 보시는 편이 확실합니다.
Q. 공증을 꼭 받아야 하나요?
의무는 아닙니다. 공증이 없다고 차용증이 무효가 되지 않습니다. 다만 금액이 크거나 나중에 다툼이 예상되는 상황이라면 날짜를 밖에서 확인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Q. 몇 년 전에 이미 빌려줬는데 지금이라도 차용증을 쓰면 되나요?
날짜를 과거로 소급해서 적는 것은 오히려 의심을 부릅니다. 그보다는 지금 시점에서 남은 채무를 정리한 문서를 새로 만들고, 앞으로의 상환을 계좌 기록으로 남기시는 편이 낫습니다. 이미 오간 이체 내역이 있다면 그것이 가장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Q. 자녀가 결국 갚지 못하면 어떻게 되나요?
갚지 못한 금액을 면제해 주기로 하는 순간, 그 시점에 그만큼을 증여한 것으로 봅니다. 이때는 증여재산공제 한도 안인지를 따로 확인하셔야 합니다.
정리하면
- 2억 1,739만 원 이하라면 이자율 칸에 0%를 적어도 됩니다. 적정 이자율 연 4.6%로 계산한 이자가 연 1,000만 원 미만이기 때문입니다
- 만기 일시상환보다 원금이 조금씩 줄어드는 구조로 적으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 차용증보다 계좌 기록이 중요합니다. 이체로 주고받고, 적요에 성격을 적고, 약속한 날짜를 지키세요
오늘 하실 일 한 가지를 제안드립니다. 이미 차용증을 써두셨다면 상환 방법 칸부터 다시 보세요. 원금이 실제로 줄어드는 구조인지, 지난 몇 달 동안 그대로 지켜졌는지. 여기서 걸리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더 정확한 기준은 국세청 증여세 안내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금액이 크거나 판단이 서지 않으시면 국세상담센터 126이 빠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