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팔 때 ‘집주인 대출’ 제안, 양도세가 먼저 옵니다

집주인 대출로 집을 팔 때 등기 이전, 양도세 납부, 잔금 수령 시점을 비교한 그림

집을 내놓으셨는데 부동산에서 이런 연락을 받으셨을 수 있습니다. “매수자가 잔금 일부를 좀 미뤄달라고 하는데, 대신 근저당은 확실히 잡아드린다고 합니다.”

요즘 ‘집주인 대출’이나 ‘셀러 파이낸싱’이라고 부르는 방식입니다. 불법은 아닙니다. 다만 파는 쪽에서 보면 성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집을 판 게 아니라, 집을 넘겨주고 돈은 빌려준 상태가 됩니다.

이 글은 그 제안을 받으셨을 때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에 확인해야 할 것들을 정리합니다.

이 글 한눈에 보기

  • 잔금을 다 못 받았어도, 등기를 넘긴 날부터 양도세 신고·납부 기한이 시작됩니다
  • 근저당을 잡아도 순위가 은행보다 뒤면 원금을 다 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 무이자로 빌려주면 매수자에게, 이자를 받으면 나에게 각각 세금 문제가 생깁니다

요즘 나온다는 ‘집주인 대출’, 파는 쪽에서 보면 이런 거래입니다

배경은 대출 규제입니다. 규제지역에서 15억 원 이하 주택은 6억 원, 15억 원 초과 25억 원 이하는 4억 원, 25억 원 초과는 2억 원으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묶여 있습니다. 매수자가 은행에서 빌릴 수 있는 돈이 줄어드니, 모자란 부분을 파는 쪽에 빌려달라고 하는 겁니다.

거래 방식에 정해진 법적 규격은 없습니다. 보통 매도인과 매수인이 금리와 상환 기한을 담은 계약서를 쓰고 공증을 거친 뒤, 소유권 이전 등기와 동시에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식으로 진행됩니다.

여기서 파는 쪽이 놓치기 쉬운 지점이 있습니다. 소유권은 계약한 날 넘어가고, 돈은 몇 년 뒤에 들어옵니다. 노후자금을 만들려고 집을 내놓으셨다면, 그 돈을 실제로 쓸 수 있는 시점이 언제인지가 매매가보다 중요합니다. 집을 판 돈 말고 국민연금으로 매달 얼마가 들어오는지까지 함께 놓고 보시면, 잔금이 늦어져도 버틸 수 있는지 가늠이 됩니다.

잔금을 다 못 받았는데, 양도세 기한이 먼저 옵니다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부분입니다.

양도소득세를 언제 내는지는 ‘양도한 날’을 기준으로 정해집니다. 원칙은 대금을 모두 청산한 날입니다. 그런데 대금을 청산하기 전에 소유권이전등기를 한 경우에는 등기접수일이 양도시기가 됩니다.

집주인 대출 방식은 정확히 이 예외에 해당합니다. 잔금을 다 받지 않은 상태에서 등기를 먼저 넘기니까요.

그리고 양도소득세는 양도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2개월 안에 예정신고와 납부를 해야 합니다. 하지 않으면 납부할 세액의 20%인 무신고가산세와, 하루 0.022%의 납부지연가산세가 붙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구분시점
소유권 등기 이전계약 시점
양도세 신고·납부 기한등기한 달의 말일부터 2개월
잔금 실제 수령1~3년 뒤 (약정에 따라)

돈은 3년 뒤에 들어오는데 세금은 두 달 뒤에 냅니다. 세금은 받은 돈이 아니라 계약서에 적힌 매매가 전체를 기준으로 계산됩니다.

그러니 계약 전에 확인할 것은 하나입니다. 못 받은 잔금과 상관없이, 두 달 안에 낼 세금을 지금 가진 돈으로 낼 수 있는가. 세액이 얼마나 되는지는 보유 기간과 1세대 1주택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지므로, 계약 전에 세무서나 홈택스 상담을 받아 금액을 먼저 확인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근저당을 잡아두면 안전한가요

“근저당을 설정하니 떼일 일은 없다”는 말을 들으셨을 수 있습니다. 절반만 맞습니다.

근저당은 못 받은 돈을 받아낼 권리를 등기부에 적어두는 것입니다. 매수자가 갚지 않으면 경매로 넘길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매수인이 갚지 못하면 매도인은 담보권을 실행하거나 경매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그런데 집값이 떨어지거나 선순위 채권이 있으면 원금을 전부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선순위 채권이 핵심입니다. 매수자가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먼저 받으면 그 은행 근저당이 1순위가 되고, 내 근저당은 2순위가 됩니다. 경매로 넘어가 낙찰되면 은행이 먼저 가져가고, 남는 돈이 있어야 내 차례입니다.

등기부등본으로 순위를 직접 확인하는 법

등기를 넘긴 직후에는 등기부등본을 직접 확인하시는 게 확실합니다. 2026년 7월 기준 경로입니다.

  1. 대법원 인터넷등기소(iros.go.kr)에 접속합니다
  2. 중앙 메뉴에서 ‘등기열람/발급’을 누릅니다
  3. ‘부동산 등기’ 아래 ‘열람하기’를 고릅니다
  4. 주소를 입력하고, 검색 결과에서 지번과 동·호수를 정확히 대조해 선택합니다
  5. ‘전부사항증명서’를 고릅니다
  6. 수수료 700원을 결제하면 화면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 인터넷등기소 메인 화면, 등기열람 발급 메뉴 위치

회원가입 없이 비회원으로도 됩니다. 한 번 열람하면 1시간 안에는 다시 볼 수 있습니다. 제출용 서류가 필요할 때만 발급(1,000원)을 고르시면 됩니다.

확인할 곳은 을구입니다. 근저당권이 순서대로 적혀 있는데, 내 이름이 몇 번째에 있는지 보시면 됩니다. 은행 이름이 내 앞에 있다면 그만큼 뒤로 밀린 것입니다.

채권최고액도 같이 보세요. 근저당은 보통 실제 빌려준 금액의 110~130%로 설정합니다. 6억을 빌려줬는데 채권최고액이 6억으로만 잡혀 있다면, 나중에 붙는 이자와 비용까지는 담보되지 않습니다.

무이자로 해주면 서로 좋은 것 아닌가요

“이자까지 받으면 야박해 보이니 그냥 무이자로 하자”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습니다. 여기에도 세금이 걸립니다.

자금을 빌려줄 때는 원칙적으로 이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봅니다. 무이자로 빌려준 경우라면 그 혜택을 받은 매수인이 증여로 신고해야 하고, 이자를 받은 경우라면 매도인이 이자 상당액을 소득으로 신고해야 합니다.

기준선이 정해져 있습니다. 세법상 적정 이자율은 연 4.6%이고, 이 적정 이자율로 계산한 금액과 실제 받은 이자의 차액이 연 1천만 원 미만이면 과세하지 않습니다. 역산하면 약 2억 1,700만 원까지는 무이자로 빌려줘도 증여세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보다 큰 금액을 무이자로 빌려주면 매수자에게 증여세가 나옵니다.

반대로 이자를 제대로 받으면 그건 내 이자소득이 되어 신고 대상입니다.

그리고 통상적인 거래 형태가 아니다 보니 나중에 국세청이 자금 출처에 대한 소명을 추가로 요청할 수 있습니다. 차용증을 형식에 맞게 작성하고, 거기 적힌 대로 이자와 원금이 오간 증빙이 남아 있어야 합니다. 현금으로 주고받지 마시고 계좌이체로 기록을 남기시는 편이 좋습니다.

세액 계산이나 절세 방법은 개인 상황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이 부분은 계약 전에 세무 상담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앞으로 달라질 수 있는 부분

2026년 7월 현재, 이 거래를 직접 규제하는 제도는 없습니다. 현행법상 금지된 거래가 아니며, 부동산 거래에서 자금 조달이 어려울 때 활용되는 계약 형태 중 하나입니다.

다만 규제 공백 상태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엄정숙 법도 종합법률사무소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이투데이 인터뷰에서, 잔금 채무를 대출 채무로 바꿔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것 자체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지만 보통은 잔금을 받을 때 등기를 넘기므로 잔금 없이 소유권을 먼저 넘기는 방식은 흔한 거래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금융기관 대출은 잔금이 밀리면 두세 달 안에 정해진 절차대로 경매가 진행되지만, 개인 간 거래에는 그런 절차가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국세청은 이미 지난 5월 개인 간 채무가 과다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자금 출처 검증에 착수한 바 있습니다(이데일리 보도). 이런 흐름을 보면 신고 의무나 자금조달계획서 항목 추가 같은 조치가 뒤따를 가능성은 있습니다.

거래가 진행 중이시라면 계약 시점의 제도를 부동산이나 법무사에게 한 번 더 확인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이 글도 제도가 바뀌면 내용을 수정하겠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잔금을 못 받은 상태인데도 양도세를 내야 하나요?

네. 등기를 먼저 넘겼다면 등기접수일이 양도한 날이 되고, 그달 말일부터 2개월 안에 신고·납부해야 합니다. 받지 못한 잔금이 있어도 기한은 그대로입니다.

매수자가 돈을 안 갚으면 집을 다시 가져올 수 있나요?

자동으로 돌아오지는 않습니다. 근저당권을 실행해 경매를 신청하는 절차를 밟아야 하고, 낙찰가와 선순위 채권에 따라 원금을 다 회수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근저당 순위는 어디서 확인하나요?

등기부등본 을구에서 확인합니다. 대법원 인터넷등기소에서 열람 700원이면 바로 볼 수 있습니다.

계약서는 부동산에서 써주는 대로 하면 되나요?

매매계약과 별개로 금전 대여에 대한 계약서(차용증)가 따로 필요합니다. 상환 기한, 이자율, 지연 시 처리 방법이 들어가야 하므로 법무사나 변호사 검토를 받으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정리하면

  • 집주인 대출은 불법은 아니지만, 파는 쪽에서는 집을 넘기고 돈을 빌려준 상태가 됩니다
  • 잔금을 다 받지 못해도 등기를 넘긴 시점부터 양도세 기한이 시작됩니다
  • 근저당은 순위에 따라 원금을 다 회수하지 못할 수 있으니 등기부등본을 직접 확인하세요

오늘 하실 일 한 가지 — 제안을 받으셨다면 계약서에 도장 찍기 전에, 두 달 안에 낼 양도세가 얼마인지부터 확인하세요. 국세청 홈페이지나 관할 세무서에서 상담받을 수 있습니다. 등기부등본은 대법원 인터넷등기소에서 확인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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